천안 감성여행

세상의 모든 흥이 모여

2015천안흥타령춤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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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천안흥타령춤축제

  • 일시 / 10.7(수)~10.11(일)

  • 2015 축제장 / 천안삼거리공원

“너는 왜 춤을 안 춰?”

그러게. 못 추겠어.

“참 흥이 없구나.”

그런가 봐.

“잃어버린 흥을 찾으러 가자.”

클럽에 가도 구석에서 술이나 마시며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곤 하는 나를 유심히 관찰하던 친구가 내 손을 이끌었다.

“세상의 모든 흥이 모였어. 너도 춤추게 될 거야.”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진다. 익숙한 소리, 낯선 소리가 모여 천안을 들썩이게 한다.

흥타령이 탄생한 천안 삼거리에서 춤추는 능수버들과 함께 축제는 시작한다.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국내 최고의 춤 축제 ‘천안 흥타령 춤 축제’.
올해에도 어김없이 세계의 춤꾼들이 축제를 빛내기 위해 천안을 방문했다.

대한민국, 체코, 말레이시아, 태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이집트, 중국 등
세계 댄스 페스티벌에서 이미 실력을 입증 받은 세계 각국의 춤 실력자들이 모였다.

대회이지만 승패에 연연하지 않으며 춤과 음악 그 자체를 즐기는 순수한 환희의 표정과 몸짓에
구경하는 사람들의 몸마저 들썩인다.

열정이 가득한 각국의 민속춤은 오랜 역사만큼 깊이 있는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온다.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안중에도 없이 활짝 웃으며 격정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에 가슴이 뛴다.

전국 춤 경연대회도 열리고 있다.
학생부부터 실버부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모여 오늘을 위해 갈고닦은 솜씨를 뽐낸다. 귀엽고 멋지고 대단하다.

휙휙, 덩실덩실, 사뿐사뿐. 흥으로 움직이는 손짓 발짓은 그 자체로 춤이 된다. 모두가 춤을 추고 있다.

그 외에도 각종 춤을 주제로 한 행사들이 계속된다.

세계 최고 춤꾼들이 모여 화려하고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내가 세계 최고 춤꾼’과 대학생들의 패기와 열정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전국 대학 치어리딩 대회’, 웃음이 떠나질 않는 ‘막춤 대첩’이 이어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거리 퍼레이드. 2.2km의 거리를 춤을 추며 이동한다.

불꽃처럼 터지는 각 팀의 열정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마라톤을 응원하는 사람들처럼 길목에서 기다리며 이동하는 공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행진하면서도 춤을 멈추지 않는다.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

퍼레이드의 도착지인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 함께 춤과 음악을 즐긴다.

끝나지 않는 음악과 화려한 춤에 눈과 마음을 빼앗겨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직인다.

국가도 언어도 나이도, 그 어느 것도 벽이 되지 못한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들처럼 음악에 맞춰 숨 쉬듯 춤을 춘다.

브라질과 중국, 코스타리카와 말레이시아, 한국과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함께 얼굴을 맞대고 손을 맞잡고 몸을 흔든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춤을 추면서 자연스레 사진도 찍는다.
춤과 음악이 낯선 이들을 친구로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움직임이 춤이 된다.
오늘이 지나면 또다시 춤을 출 일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춤을 춘다.

남녀노소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웃음이 끊이지 않고,
이 쌀쌀한 날씨에도 땀을 흘리며 춤추고 있는 것을 보니 이 축제는 대성공이다.

하늘에 수놓은 불꽃이 축제의 마지막을 알렸지만, 이곳에 모인 우리들의 흥분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어느 축제보다 신나기 위해 작정한 춤의, 춤에 의한, 춤을 위한 천안 흥타령 춤 축제. 흥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순간이다.